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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08 농심 닭다리/ 해태 치킨통통
카테고리 없음2011. 9. 8. 03:36

요즘 거리에 나가보면 치킨집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굽네치킨, 교촌치킨, 깐부치킨, 네네치킨, 둘둘치킨, 보드람치킨, 부어치킨, 비비큐, 처갓집 양념치킨, 치킨매니아, 파파이스, 페리카나, 호식이 두마리 치킨, 훌랄라 치킨, BHC치킨 등등 치킨 브랜드 역시 수없이 많습니다.
 


<디씨인사이드 치킨갤러리>


 그런데 이러한 치킨의 명성에 비해 치킨과자는 그리 많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과자들 중에는 <닭다리>나 <뿌셔뿌셔 양념치킨맛>, <베이비스타 치킨맛 라멘> 정도가 있겠습니다. 이는 이미 생활 속에서 치킨을 많이 먹고 있기 때문에 굳이 과자로까지 치킨맛을 볼 필요는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삼겹살맛 과자는 없는 상황에서 저렇게 치킨맛을 표방하는 과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과연 치킨의 위력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베이비스타 치킨맛라멘-출처:http://www.myrs.co.kr>


 어찌되었건 이러한 치킨정세 속에서 새로운 치킨과자가 출시되었습니다. 우연히 들린 편의점에서 눈에 들어온 새로운 치킨과자의 이름은 “치킨통통”이었습니다. 그래서 왠지 비슷한 컨셉의 과자인 농심의 <닭다리>와 함께 비교를 해보기로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1. 기본 정보


 먼저 닭다리의 경우에는 88년 출시된 제품으로 94년도에는 “치킨스낵”으로 제품명을 바꿔 판매량이 껑춘 뛴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언제 다시 닭다리라는 이름으로 바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모르게 정감이 가는 이름인 것 같습니다(편의점 냉장고 한켠에 자리잡고 있을 법한 이름 같기도 합니다). 근데 치킨스낵도 좋은 이름 같고.. 농심은 이름을 잘 짓나봅니다.

 

 그리고 치킨통통은 올 6월 중순에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이름은 굉장히 야심찬 것 같습니다. “닭다리”와는 달리 치킨의 맛을 느끼게 해주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느낌입니다. 


 가격은 닭다리가 각 1,000원이고 치킨통통은 1,500원이었습니다. 두 과자의 중량이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치킨통통은 꽤나 비싼 과자입니다. 



<과자 상자의 모습-정면>


상자에는 두 과자 모두 닭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치킨통통의 경우가 좀 더 현실적인 것 같긴 합니다. 닭다리는 마치 삼겹살 홍보대사를 돼지에게 시킨 것 마냥 조금 이상한 기분도 들지만 귀여운 것 같습니다. 한편 치킨통통에서는 공룡스티커 모으기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해태는 하림에서 용가리 치킨너겟을 통해 닭과 공룡을 충분히 연합시켜놨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공룡님들이 살아생전에 닭을 즐겨드셨다거나...아무튼 과자 안에는 공룡스티커가 들어있습니다.




<공룡 스티커: 누군가와의 대결을 암시하는 별이 4개나 그려져 있습니다 >

 


<종이상자를 개봉한 모습>


 닭다리에는 공룡스티커 대신 숨은그림 찾기가 들어있습니다. “상자 속의 숨은 그림찾기를 해보세요!”라는 문구를 넣지 않은 것은 굉장히 쿨한 처사인 것 같습니다.


2. 과자의 외형
 


<과자의 외형: 좌측부터 치킨통통, 닭다리 핫숯불바베큐맛, 닭다리 후라이드 치킨맛>


 각 과자의 외형은 위의 사진과 같습니다. <닭다리>들의 경우에는 만화에서 나올법한 닭다리의 모양을 갖추고 있으며 <치킨통통>의 경우에는 후라이드 치킨의 거대한 가슴살 혹은 가슴살과 연결된 다리의 모양인 것 같습니다. 사실 과자의 이름이 <치킨통통>인 것을 모르고 본다면 그냥 <꼬깔콘>이 잘못 만들어진 것 같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닭다리 상세사진: 왼쪽의 경우에는 어두운 색의 파슬리 가루가 뿌려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두 과자 모두 치킨의 모습을 재현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과자 상자에 그려진 그림에서처럼 과자의 모양 역시 <치킨통통>의 경우가 조금 더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익살스러운 닭의 모습이 그려진 것처럼 <닭다리>의 외형은 만화에서 나오는 닭다리 처럼 재미있게 생겼습니다. 뼈모양이 재현되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만화를 보며 항상 마음속에 담아뒀던 그 상상속의 고기를 먹는다는 기분을 약간 느낄 수는 있습니다.


3. 맛


1)씹는 맛


<치킨통통>의 경우에는 씹는 맛이 상당히 묵직합니다. 생긴 것이 <꼬깔콘>과 비슷하다고 했는데요, 씹는 맛도 조금 두꺼운 꼬깔콘의 느낌입니다. 어찌보면 <칸츄리콘>의 씹는 맛과도 비슷합니다. 꼬깔콘에서 과자가 깨지는 느낌이 좀 덜하고, 칸츄리콘에서 아사삭 으스러지는 느낌이 좀 덜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두 과자에 비해 좀 더 묵직하게 씹히는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나름대로 씹는 재미는 있습니다.


반면 <닭다리>의 경우에는 굉장히 가볍게 씹힙니다. <고래밥>의 경우처럼 과자가 깨지는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손잡이부분(?) 때문인지 대충 씹고 삼킬 수 있는 성격의 과자는 아닙니다. 잘 깨지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단단하여 수차례 씹어야 편하게 삼킬 수 있습니다. 몸통 부분을 씹는 초반부에 바삭바삭하게 깨지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2)먹는 맛


<치킨통통>은 봉지를 뜯는 순간 향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왠지모르게 어디선가 경험해본 적 있는 향인 것 같아 코를 열심히 킁킁거려 봤습니다. 원재료에 적혀있는 대로 카레향을 충실히 풍기는 과자였습니다. 하지만 향에 비해 먹을 때는 카레맛을 느끼기가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꼬깔콘>이나 <콘칩> 같은 과자에서 느낄 수 있는 고소한 맛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아무래도 상당히 두꺼운 과자에 속이 텅텅빈 것도 아닌데 표면까지 촘촘했기 때문에 양념이  구석구석 파고들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참을 먹고 난 후에 입안에는 카레향이 진동을 했지만 먹는 동안에는 카레맛을 강하게 느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과자의 이름을 <치킨통통 치킨카레맛>이나 <통통치킨 카레쏙쏙> 같은 것으로 짓지 않은 것은 현명했던 것 같습니다. “치킨카레 맛”을 전면에 내세우기엔 너무나도 부족한 풍미였습니다(사실 치킨카레맛이라고 하기에는 그냥 카레맛 같기도 합니다). <벌집핏자>를 보고 좀 배워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치킨모양 과자에 구멍을 뚫을 만한 구실을 찾기란 힘들기 때문에 뭔가 다른 대책을 찾아서 양념맛을 더 강하게 하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닭다리>의 경우에는 나름대로 어떠한 맛을 재현해내고 있습니다. 물론 그 맛이 치킨의 맛은 아닙니다.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닭다리 후라이드치킨맛>에서는 잘 익은 후라이드치킨 껍질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약간 KFC의 비스킷에서 느낄 수 있는 맛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냥 잘 익은 밀가루에서 나는 맛인 걸까요? 어찌되었건 <닭다리 후라이드치킨맛>에서는 후라이드 치킨 껍질의 맛을 느껴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치킨통통과는 달리 살짝 기름진 맛도 납니다. 이 역시 후라이드치킨 껍질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닭다리 숯불바베큐맛>은 약간 맛이 오묘합니다. 어디선가 많이 경험해본듯한 맛인 것 같아 이래저래 생각을 해보니 삼각김밥에서 비슷한 맛이 났던 것 같습니다. 숯불닭갈비 삼각김밥 등등에서 느껴지는 그 양념의 맛을 <닭다리 숯불바베큐맛>에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닭다리 숯불바베큐양념맛>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찌되었건 그런 맛이 납니다. 그리고 약간의 매운 맛이 납니다. 저는 매운 것을 굉장히 못 먹는 편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치명적인 수준의 매운 맛은 아니었습니다. 매콤한 맛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총평


두 과자는 치킨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뿌셔뿌셔 양념치킨맛>이나 <베이비스타 치킨맛라멘>에서처럼 단순히 치킨맛을 표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양을 통해 치킨에 한걸음 다가가고자 했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이는 치킨을 먹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으로 다가오며 단순히 “돈이 부족해서 치킨은 못먹겠고 치킨과자라도 사먹어야징” 하는 것과는 달리 “치킨 과자”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닭다리 모양 과자를 먹는 것은 꽤나 신나는 일이었습니다. 마치 용가리 치킨너겟이 공룡맛은 내지 못하더라도 괜히 신나는 그런 것과 같습니다.


또한 두 종류의 <닭다리>는 나름대로 치킨의 맛은 아니지만 치킨과 관련된 그 어떤 맛을 맛있게 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꽤나 훌륭합니다. 하지만 <치킨통통>의 경우에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굉장히 적극적이지 못한 느낌입니다. 컨셉은 치킨인데 “치킨카레 맛”을 전면으로 내세우지도 않고 있는 점이 그러합니다. 또한 맛에 대해서도 강한 양념이 어울릴 법한 과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옥수수통통”을 먹고 있는건지, “치킨 통통”을 먹고 있는 것이 맞기나 한지 의심이 들정도로 고소한 옥수수 맛이 지배적인 점은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카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시험삼아 한번쯤 먹어볼만 하지만 그 외에는 추천하기가 조금 망설여지는 과자인 것 같습니다.


5. 상세정보




6. 부록


그냥 끝내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어 사진을 찍었던 과자들을 갖고 닭싸움(?)을 했습니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을 했으며 얇은 부분을 잡고 상대방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리게 되면 부셔지는 잔혹한 싸움이었습니다. 최후의 승자는 <닭다리 핫숯불바베큐맛>이었습니다. 야외에서 하는 경우에는 패배한 쪽의 과자 대부분이 바닥에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Posted by 작은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