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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0 홈런볼(초코,생크림,슈) 8

 홈런볼(1981)은 왜 홈런볼일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볼 중에는 홈런볼이 제일 나은 것 같다. 대안을 떠올리려 해봐도 빈볼, 파울볼 같은 것 밖에 떠오르지않고 야구를 벗어나면 탱탱볼 정도가 생각난다. 어찌됐건 나름대로 귀여운 이름에 생긴 것도 동글동글한 귀여운 과자다. "기아 타이거즈가 원래 해태였고, 그 때 당시 홈런볼은 해태 선수들이 홈런 치기를 염원하며 만들어진 과자인지도 모른다!"라고 하고싶었는데, 검색해보니 해태 타이거즈 창단이 1982년이고 홈런볼 출시가 1981년이라 망했다. 

 이름의 기원을 알기 힘든 홈런볼은 은근히 다양한 맛이 출시되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것이 초코, 생크림, 바나나 이렇게 세 가지이며 최근에는 '홈런볼 슈'라고 하여 아이스크림도 출시되었다. 이 뿐 아니라 해태제과 홈페이지 Q&A게시판을 뒤적거려 보니 과거에는 치즈맛, 밀크맛, 메론맛 등의 맛도 생산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메론맛 홈런볼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이러한 다양화를 위한 노력(?)에서 해태의 홈런볼 사랑을 옅볼 수 있다....

 두번 째 쓰는 것인데 도입은 여전히 어렵다. 갑작스럽게 홈런볼에 대한 정보를 알아봐야겠다. 생크림 홈런볼을 처음 먹어본 후에, 그 달콤한 맛이 너무 좋아서 자주 사먹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제부터였는지 홈런볼 사먹을 바에야 빵집에서 슈를 사먹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원래는 생크림 홈런볼과 빵집에서 파는 슈를 사서 비교해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홈런볼의 대표격인 초코 홈런볼을 빼면 안될 것 같아서 포함시켰다. 그러던 도중 친구에게 홈런볼 아이스크림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동네 슈퍼를 돌아다녀 홈런볼 슈도 포함시켰다. 생크림 홈런볼을 찾는 동안 바나나 홈런볼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예전에 먹어본 기억에 의하면 그리 인상 깊지 않았던 것 같아서 제외시켰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다)


다음은 각 제품의 공식 정보이다. (출처 : 해태제과 홈페이지)





 귀여운 과자 홈런볼은 제법 비싸다. 1200원을 지불하면 초코홈런볼의 경우 46g의 과자를 먹을 수 있다(생크림 홈런볼은 52g). 이는 먹을 때마다 "헐 벌써 다먹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700원짜리 치토스(롯데제과, 2006)의 중량(45g)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픈 프라이스제가 정착되고 있기 때문인지, 홈런볼 슈 포장지에는 권장소비자가격이 표시되어 있지 않고, 이는 해태제과 공식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다. 
 

 편의점에서 1,500원을 주고 샀는데, 아이스크림 가격은 딱히 비교할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뭐 이 시대의 아이스크림 대부분이 그렇듯이 가격은 좀 비싼 것 같다. 빵집에서 사온 슈의 가격이 개당 600원이니(그리고 더 크다), 아이스크림 50%할인을 받지 못하면 더 비싼 셈이다. 실제 크기는 찰떡아이스와 비슷하다.

 그 외에 바나나 홈런볼, 치즈 홈런볼, 메론 홈런볼의 사진이다.

(출처:www.love24dc.co.kr)

바나나 맛을 먹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굉장히 달았다. 바나나 맛 아이스크림이나 바나나 맛 과자나 사실 바나나 맛 우유와 크게 다르지 않을텐데, 이를 잊은 채로 높은 기대를 갖고 먹는 것 같다. 그래서 괜한 실망을 하나보다.

(출처:hanyangmart.com)

(출처 : http://review.nate.com)

 홈런볼 포장에서 특이한 점은 '대한민국 단 하나!'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저 문구를 보고, "안그래도 어수선한데 굳이 저걸 저기에 넣어야 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래 저래 찾아보니 예전(2005년~2006년)에 롯데에서 '마이볼'이라는 유사제품을 출시했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출처 : http://blog.naver.com/airportvan?Redirect=Log&logNo=100019285155)


 '마이볼'을 보고 나니, 훗날을 대비해서라도 '원조'임을 밝혀놓는 마음이 이해가 가는 것도 같다. 롯데제과는 업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다른 기업이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양보해주고 묵묵히 뒤를 따라가는(?)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 같다.

 뭐 롯데는 롯데고, 이제 본격적으로 홈런볼들과 빵집의 슈를 비교해봐야겠다.

(왼쪽부터 생크림 홈런볼, 홈런볼 슈, 빵집의 슈)


 사실 홈런볼에 대해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후에 가장 궁금했던 점은, 과연 이 과자에 초콜렛이나 생크림(?)이 얼마나 들어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 궁금증은 아마 영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2006)에서 백윤식이 홈런볼을 하나하나 쪼개보고 초코가 들어있지 않다며 돈을 받아낸 장면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리고 빵집의 슈를 먹을 때면 입안가득 쏟아져나오는 그 크림이 꽤나 좋았던 것 같은데 홈런볼은 그러지 못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포장지에 있는 그림은 이러한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마치 맥모닝 광고를 본 후에, 저걸 먹으면 나에게서도 따스한 빛이 새어나오나 시험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 말이다. 그래서 녹을까봐 걱정되는 홈런볼 슈를 먼저 갈라봤다.

(아래쪽에 보이는 이빨자국이 조금은 창피하다)


 2/3정도가 채워진 모습이다. 빨리 먹어보고 싶어서 입으로 베어먹었다. 맛은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것 같고, 2~3번 먹으면 끝이라서(비슷한 크기이지만 찰떡 아이스는 떡을 씹느라 시간이 좀 걸린다) 굉장히 허무하다. 굳이 맨정신에 1,500원을 내고 다시 사먹을 것 같은 맛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빵집의 슈를 냉동실에 얼려봤다(더 크고 더 싸니까!). 4~5시간은 지나야 어는 것 같은데, 방금 먹어본 결과 크림이 그리 달지 않아서 홈런볼 슈보다 별로였다. 가끔 사먹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포장지에 그려진 것만큼 가득 차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라고 하기도 좀 애매한 양이 들어있다.


 홈런볼 슈를 베어먹고 생긴 이빨자국에 정신이 들어서 부엌에서 칼을 가져왔다. 보다 정교한 절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 팩에 총 30개가 들어있었는데(초코 홈런볼은 26개), 나름대로 임의추출한 첫번째 홈런볼은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한쪽에는 반정도 들어있고, 다른 쪽에는 1/3정도가 들어있다.


 충격을 뒤로한 채, 두번째 추출을 시행해 선발된 홈런볼을 절단했다. 이번 것은 속이 꽉 찬 것으로, 포장지의 그림에서나 볼법 한 그런 모습이었다. 2개만 갈라봐서는 뭐라고 단정짓기 힘들 것 같아서 모두 갈라봤다.


 그 결과, 홈런볼 속에는 빈 공간이 꽤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편차가 제법 심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초코 홈런볼은 색깔 때문인지, 편차가 더욱 심한 것 같았다.
 

그래서 빈부격차가 심한 홈런볼들을 나름대로 분류해봤다. 오른쪽부터 홈런볼, 안타볼, 삼진볼, 병살볼이다.

그렇다면 빵집의 슈는 어떠할까?


 칼로 잘라보니, 내부에는 크림이 가득 들어 있었다. 홈런볼 포장지에 나오는 그런 모습이다.

 이렇게 막상 비교를 하긴 했지만,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빵집 슈에 들어있는 크림은 그리 달지 않아서 저렇게 꽉꽉 채워 넣어도 괜찮지만, 홈런볼에 들어있는 초코렛이나 생크림(이라고는 하지만 화이트초콜렛 같은 맛이다)을 저렇게 한가득 채워 넣는다면 너무 달아서 맛이 별로일 것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현재 홈런볼은 내용물의 양이 편차가 심하다는 것이다. 근데 한두개 집어먹고 말 것도 아니니, 편차가 커봐야 입안에서 다 섞이니까, 즉 아까 넣은 하나가 입을 떠나 내 몸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 전에 다음 하나가 들어오니까 큰 문제가 안되는 것 같기도 하다.

 포장지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결국 그것 때문에 적당히 맛있는 맛이 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니 힘이 좀 빠지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포장지에 초코나 생크림이 반만 차있는 그림을 그려놓자고 하기도 좀 그렇다. 롯데리아 광고를 매장에서 실제로 판매되는 버거를 가지고 찍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까. 

 결국, 홈런볼은 가격적인 측면을 제외하고는 크게 흠잡을 데 없는 과자라 볼 수 있다. 포장지의 그림이 과장된 측면이 있긴 하지만, 맛이 좋으니 뭐라 할 말이 없다.(오히려 지금도 충분히 달아서, 단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홈런볼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생크림 홈런볼이 조금 더 단 것 같아 더 좋아한다.(같은 이유로 화이트하임을 초코하임보다 좋아한다) 그런데 이것들은 좀 노골적으로 달아서 많이는 못 먹는다. 반면 초코 홈런볼은 초콜렛 맛이 나면서 달기 때문에 좀 덜 질리는 느낌이다. 건강을 생각해서(?), 달아서 많이 먹지 못하는 생크림 초코볼을 이용해야겠다.

끝으로 배꼽(?)사진과 포장지 뒷면의 정보 사진을 올리며 마무리 해야겠다.


(생크림 홈런볼의 크림 주입부)


(빵집 슈의 크림 주입부)




 
(지금까지 본 것 중에 원재료명이 가장 긴 것 같다)


Posted by 작은책들